불교상담강좌 열여덟번째(6. 23.) - 관법수행으로 해법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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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29 12:08 조회6,2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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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강좌 열여덟번째(6. 23.) - 관법수행으로 해법 찾기
관법(觀法)이란 자신의 의식이나 대상의 흐름을 집중하여 관찰하고 염(念)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불교의 실천 수행법입니다. 관무량수경의 16관법의 일상관(日想觀), 수상관(水想觀), 지상관(地想觀)... 하배관(下輩觀) 처럼 갖가지 구체적인 생각을 마음에 떠올려 관하는 것에서부터, 구체적인 것에 의탁하여 깊은 교의(敎義)나 불교의 이치를 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그 내용도 극히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호흡의 숨을 세는 것에 의해서 마음을 통일하여 흐트러진 마음의 혼란을 제어하는 수식관(數息觀), 시체의 부정함을 관찰하거나 항상 마음에 그 변화의 상태를 생각해 내는 것에 의해서 애욕적인 탐욕의 마음이 높아짐을 억제하는 부정관(不淨觀), 아름답고 우아한 것을 관찰하고 항상 마음에 생각하는 것에 의해서 노여움의 마음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는 자비관(慈悲觀), 모든 존재가 인연에 의해서 성립되고 있음을 관찰하여 실제적인 선입견이나 근거가 없이 짐작이나 상상으로 하는 생각인 억견(臆見)을 버리고 올바른 깨달음에 도달하는 인연관(因緣觀), 아미타불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 이름을 염하는 것에 의해서 청정하고 편안함에 이르려고 하는 염불관(念佛觀) 등이 있습니다.
관법수행은 무지, 탐욕, 갈애 등을 없애고 지혜롭게 통찰할 수 있게 합니다. 곧 붓다의 지혜를 얻는 길이며, 이 길로 나아가는 동안 우리는 ‘자아’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자아에 대한 집착을 떨쳐버리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소멸시켰는가 싶으면 순간순간 되살아나기 일쑤입니다. 지치지 않고 끈기 있는 노력에 의해서만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벗어날 수 있는데, 관법수행이 그 길의 하나입니다.
상담에서도 관법수행이라 이름 하지 않아도 관법수행을 중요시 합니다. 상담가는 내담자에게 매순간 일어나는 마음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살펴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내 마음 상태를 보지 못하면 감정이나 생각에 끄달려 지배당하기 않게 하기 위함이며, 주인으로서 문제를 직면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날 때, 이를 보지 못하면, 화를 제어하지 못해 화에 휘둘리는 반면, 이를 보게 되면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즉 화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지게 됩니다.
상담자 또한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와의 상담과정에서 적극 동참하면서 공감반응을 보이며, 다른 한편 한발 떨어져 예리하게 관찰 분석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담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동시에 내담자 자신의 문제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하게 합니다.
이렇듯 지금 이 순간 안팎에서 일어나는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봄을 통해 경험하는 자기와 관찰하는 자기를 병립시키는 관법수행과 같이 상담 또한 내담자와의 상호작용을 하는 동시에 냉철하게 관찰한다는 데서 경험을 하는 동시에 살펴본다는 면에서 일맥상통합니다.
또 심리치료에서도 이러한 관법수행과 같은 방식을 통해 세워졌다고 할 만한 이론이 있습니다. 유태인 의사인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logotheraphy)이론입니다.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수년 동안 갇혀 죽음의 문턱에 서있었습니다. 그는 수용소에서 함께 갇힌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공포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몸은 구속되어 고통 받고 있었지만, 상황이 마음의 태도를 결정할 능력과 자유를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또한 마음의 태도를 결정할 능력과 자유는 빼앗을 수 없다는 의지로 수용소 생활을 견디며 결국 의미치료(Logotherapy)이론으로 불리는 신심리학적 개념을 창안해 내었습니다.
프랭클은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도 삶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이렇듯 더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고 깨달았기에 또한 희망과 의지가 강하다면 죽음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만약 프랭클이 상황에 굴복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피지 못하였더라면,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에 휩쓸렸을 것입니다. 결국 마음 상태를 살펴 주인으로서의 삶을 결정하며 살았기에 오늘날 의미치료이론도 존재하는 게 아닐까요?
상담에 유용한 관법수행에 대해 상담가는 어떻게 일상에서 적용하는 지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참나원 팟케스트 방송을 진행하는 방기연소장께서 시즌7을 종료하고, 시즌8을 시작하면서 참나원에 올린 글 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다."
세상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하나를 시작한다고 하나만 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꾸 시작할 때 마음을 잊게 되는가 보다.
(6월 2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심정이 착잡하다.
많이 헝클어지고 뒤죽박죽인 느낌이다.
무엇이 이리 복잡한가.
숨을 고르며 가만히 살펴본다.
사실 복잡할 것도 없다.
그저 욕심이 사납게 일어날 뿐이다.
스스로 내는 욕심에 치여서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심호흡이다.
좋은 생각을 해서 실행에 옮긴다.
이때 가지는 초심은 순수하고 활기차다.
참나원도 그랬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전부였다.
그런데 세상은 중중첩첩 서로 연결되어 있다.
더구나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다.
언제나 순조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희로애락이 교차된다.
순수했던 초심에 욕심이 깃든다.
무리한 욕심은 화를 부른다.
수많은 틈이 생기고 위기가 닥친다.
깨어 알아차리지 못하면 파국에 이른다.
낡은 부분은 보수한다.
타성으로 느슨해진 마음은 다시 조인다.
귀를 열고 눈을 뜨고 가슴을 느낀다.
새로 문을 여는 마음이다.
시즌 8은 착잡함 속에서 열게 되었다.
초심에서 멀어진 부분이 없는지 살핀다.
시즌 7까지의 경험을 살려 착실하게 준비한다.
초심에 답이 있었다.
앞날은 누구도 모른다.
지난날을 거울 삼아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매 순간 충실하고자 다짐한다.
마음이 비워지고 다시 의욕이 솟는다.
시작과 중간과 끝이 다 좋을 수 있을까.
처음 시작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살피고 추스르며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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