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강좌 여덟번째(3. 24.) - 연기법과 메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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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3-30 18:05 조회6,7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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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강좌 여덟번째(3. 24.) - 연기법과 메타인지
이번 강좌의 주제는 '연기법과 메타인지'입니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보면, 나라는 실체를 전제로 세상과 나를 분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리, 분별은 허위의식을 낳고,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붓다께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으신 내용인 연기법은 불교의 근본진리이며, 불교적 세계관·인생관을 이룹니다. 그렇다고 연기는 불교에만 국한된 진리가 아닙니다. 보편타당한 우주적 진리이자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연기란 어떠한 것일까요? 연기는 존재의 실상으로 존재는 반드시 그것이 생겨날 원인과 조건하에서 연기의 법칙에 따라서 이 세상에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하나의 원인에서 하나의 결과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겨나며, 그것은 또 다른 존재에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인'이란 직접적 혹은 일차적인 원인을 말하며, '연'이란 간접적 혹은 이차적인 원인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인'이 원인이라면, '연'은 원인으로 하여금 결과를 낳게 하는 조건입니다. 예컨대 싹은 씨앗으로부터 생겨나지만, 씨앗이 바로 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수분이나 빛, 온도, 공기 등의 일정한 조건하에서만 비로소 싹을 낳게 됩니다.
모든 현상은 끊임없이 생멸변화하고 있으며, 존재하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생김으로써 저것이 생기고, 이것이 멸함으로써 저것도 멸한다"라는 말로써 단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연기에는 유전연기(流轉緣起)와 환멸연기(還滅緣起)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유전연기(流轉緣起) _ 4성제에서 고(苦) · 집(集)의 2제(二諦)의 관계는 괴로움이라는 결과와 괴로움을 생겨나게 하는 원인으로서의 갈애 또는 망집의 관계로서, 미혹되게 하고 괴로움을 겪게 만드는 인과관계
환멸연기(還滅緣起) _ 4성제에서 멸(滅) · 도(道)의 2제(二諦)의 관계는 모든 괴로움이 소멸된 이상의 경지인 열반의 증득이라는 결과와 열반을 증득하게 하는 원인으로서의 불교의 수행의 관계로서, 미혹을 벗어나게 하고 괴로움을 벗어나게 하는 인과관계
상담에 비유하면, 유전연기는 그 문제에 집중해서 문제의 원인을 밝혀 가는 과정이라 한다면, 환멸연기는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내담자를 자아실현으로 이끌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구 심리학은 내가 있다는 유신견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다 보니, 욕구를 인정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 제거함으로써 욕구를 만족시키도록 하고, 자아를 강화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래서 환멸연기를 받아들여 서구심리학이 갖는 유신견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멸연기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문제를 근본 원인을 찾아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메타인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메타인지는 ‘인식에 대한 인식’, ‘생각에 대한 생각’, ‘다른 사람의 의식에 대해 의식’, 그리고 더 높은 차원의 생각하는 기술, 배움, 혹은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한 전략들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관한 지식을 포함합니다. 불교적 표현으로 정리하면, '메타인지'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아 차리는 것이며,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사띠(알아차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차가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잘 알려면 위에서 전체를 봐야 그 막힘의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메타인지가 작동해야 합니다.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야 합니다.
부부 사이를 메타인지로 보게 되면, 기존에 보였던 부부만이 아니라, 부부 사이에 관계 지어진 무수한 인과 연들을 보게 됩니다. 자녀, 집, 부모, 직업, 경제, 가치관, 가족, 친구, 이웃, 사회관습, 법과 제도 등 매우 다양한 개인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들까지 부부 사이를 규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관계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서구심리학은 유신견에 입각하여 이를 고정시키지만, 연기적으로 보면, 고정된 것은 없습니다.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할 뿐입니다.
메타인지로 봤을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 보입니다. 문제가 풀어지는 것입니다. 화를 내는 나를 메타인지로 보세요. '내가 왜 화를 낼까?'하며 다시 떨어져 생각하게 하여 화를 내는 나를 보게 되며, 화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의 80% 정도는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은 데로 듣고 본다고 합니다. 메타인지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화두를 들거나 호흡을 관찰하는 것도 기존의 습이나 사고를 깨는 것으로 메타인지 훈련하고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 일상에서 한발 떨어져 바라보거나 생각하기, 고정된 사고나 비합리적 사고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재구성하기, 생각과 감정을 내려놓고 지켜보기 등도 메타인지를 키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 상황의 지배를 벗어나 가장 바람직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강좌로 1차 강좌를 마쳤습니다. 다음부터는 2차 강좌 "불교로 상담이론 이해하기‘가 시작됩니다. 주제로는 유식과 분석상담이론, 중도와 인지행동이론, 불성과 인본주의이론, 화두와 초월상담이론 입니다.
다음 2차 강좌의 시작은 4월 7일 화요일 저녁 7시, SK허브 101동 622호
첫 주제는 '유식으로 보는 분석상담이론 1‘ 입니다.
오셔서 나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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