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강좌 열한번째(4. 28.) - 중도로 이해하는 인지행동이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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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5-07 18:16 조회6,4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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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상담강좌 열한번째(4. 28.) - 중도로 이해하는 인지행동이론 2
지난번 수업 주제 ‘중도로 이해하는 인지행동이론’에서는 인지주의와 행동주의를 중도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나눌 필요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즉 대립하는 양 극단을 뛰어넘어 역동적인 균형과 조화의 실천행이 중도이듯, 인지주의와 행동주의 양자는 역동적으로 상호 조화 내지 보완을 통해 상호보완 되는 관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합리적 정서행동요법인 REBT(Rational Emotive & Behavioral Therapy)와 중도, 긴장이완훈련과 호흡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REBT 상담의 목표는 첫째, 내담자의 부정적, 비합리적 신념체계를 합리적 신념체계로 전환시켜 정서적 장애와 자기 패배적 행동을 극소화시키고, 둘째 삶의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자신이나 타인을 비난하는 일을 줄이고, 미래의 어려움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입니다.
REBT상담에서는 내담자에게 그가 더 행복하고 덜 고통 받는 생존을 원한다면 극단적인 완전주의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이는 중도의 가르침과 유사합니다. REBT에서는 ABCDE의 분석을 통하여 내담자에게 그의 당위적이고 요구적인 신념체제를 깨우쳐주고, 보다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제시해 줍니다.
1) A - 내담자가 경험했던 선행사건(因)
2) B - 선행사건에 대한 합리적, 비합리적 신념(緣)
3) C - A라는 선행사건에 B라는 내담자 신념이 작용하여 발생한 정서적 결과(果)
4) D - 비합리적 신념에 대한 상담자 논박
5) E - 논박에 대한 적절한 정서적 행동의 효과(내담자 긍정적 감정)
욕을 먹을 때(A) 화가 날 수도 있고, 두려움을 느낄 수도(C) 있습니다. 이는 내면의 신념체계(업식)(B)에 따라 정서반응이 달라집니다. 부정적 신념체계(IB)를 논박하여(D) 그 결과(E)로서 긍정적 정서를 형성하는 합리적 신념체계(RB)(F)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사례 : 직장상사로부터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 욕을 먹고, 자신이 능력이 부족한 존재로 여기고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하였다.>
1) A - 직장상사의 보고서에 대한 질책(욕)
2) B - 비합리적 신념체계로 자신의 무능하기 때문에 회사에 자신이 필요 없는 존재로 여김.
3) C - 회사에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사직서를 제출
4) D - 상사의 질책이 회사에 불필요하다거나 무능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 오히려 상사의 질책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음. 이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분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 이 기회에 자신이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 함.
5) E - 상사의 질책을 잘 극복하여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이기에 합리적인 신념을 가지도록 노력하여, 더욱 분발하는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함.
부정적 신념체계(IB)는 ‘해야 한다’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당위적 명제에 기인합니다. ‘누구에게도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 예배를 빼먹으면 안된다, 부모님께 걱정 끼치면 안된다’ 등 실수해서는 안된다는 극단적, 강박적 신념체계들이 대부분이며, 결벽증 등 강박행동을 야기합니다.
이를 합리적 신념체계(RB)로 바꾸려면, ‘반드시’를 빼고,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용인하고 가야 합니다. 불교의 중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불교의 중관사상에서는 팔불중도(八不中道)(불생불멸(不生不滅) : 개별존재의 생겨남과 사라짐에 대한 부정, 불상부단(不常不斷) : 존재의 영원함과 단절됨에 대한 부정, 불일불이(不一不異) : 존재의 같음과 다름에 대한 부정, 불래불거(不來不去) : 존재의 개별 원인과 개별 결과에 대한 부정)를 통해 있다(有)와 없다(無)의 양극단을 극복하는 중도의 실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극단을 버리고 동적인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가 아니라 ‘적정히’를 찾는 것입니다.
긴장이완 훈련은 몸의 긴장을 풀어주어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인식과 조절력을 높이는 것인데 심리학자 제이콥슨이 고안한 방법입니다. 여기에도 중도의 원리가 적용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호흡법이나 호흡명상이 긴장을 해소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입니다.
긴장이완훈련은 긴장속의 느낌(불안과 불편)과 이완상태의 느낌(편안함)을 상호 충분히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탈감법(둔감법)이 있는데, 3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는 불안위계목록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긴장이완이 되었을 때, 상상하도록 하는 불안야기상황을 표로 작성하는데, 불안을 가장 약하게 일으키는 것부터 가장 강하게 일으키는 순서로 나열합니다. 2단계는 긴장이완훈련입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온 몸의 근육군을 점차적으로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근육의 긴장이완 자체보다, 근육이완과정에서 얻는 편안감이 중요합니다. 3단계는 탈감입니다. 탈감은 긴장 이완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긴장이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1단계와 2단계의 케미가 중요하며, 긴장된 상태와 이완된 상태는 동시에 일어나지 않기에,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위계상황을 올려 시행합니다. 업식에 따라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자료 조사(펙트 체크)가 철저해야 합니다.
여기서 서구의 심리학의 한계를 보는데, 불교에서는 불안은 인연에 따라 생겼다 흩어지는 것으로 그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반면, 서구 심리학에서는 불안의 실체를 인정하고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인과 연이 다 갖추어져서 화합하면 비로소 사물이 생겨납니다. 따라서 사물은 여러 인과 연에 귀속되는 것으로 고정된 성품이나 자성이 없습니다. 고정된 성품이나 자성이 없기에 공하다는 것입니다. 중도는 있다 없다, 나와 너를 가르는 단절과 강박을 극복하고, 존재의 실상을 바로 보는 안목을 지녀 일상에서 공존과 조화의 삶을 구현하게 됩니다. 중도, 연기, 공의 이치를 서구 심리학에서 수용된다면, 실체론적 접근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강좌는 5월 12일 화요일 저녁 7시, SK허브 101동 622호
주제는 '불성으로 만나는 인본주의이론 1‘ 입니다.
오셔서 나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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