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 강좌 첫 날(2. 4.) - 삼귀의와 상담관계 만들기

불교상담강좌 첫번째(2. 4.) - 삼귀의와 상담관계 만들기

이번 강좌의 주제는 '삼귀의와 상담관계 만들기' 입니다. 삼귀의가 도(道)라면 상담은 도를 실현하는 방편인 술(術)에 해당됩니다.  

삼귀의는 귀의불 양족존, 귀의법, 이욕존, 귀의승 중중존으로 불, 법, 승에 귀의한다는 뜻 입니다. 좀 더 풀어보면 부처님과 같이 지혜와 자비를 구족하겠다는 서원(삶의 지향점), 욕망, 욕구로부터 자유로와지겠다는,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서원(삶의 방향), 청정하고 화합하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승가)와 함께 살아가겠다는 자기 실현(삶의 방법)의 약속 입니다. 즉 삼귀의 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지향점과 방향, 그리고 방법을 세운다는 것이며, 마음과 몸이 함께 지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지혜는 금강이라 표현하듯이 냉철하고 밝히는 차가운 성질을 지녔다면, 자비는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따듯한 성질을 지녔습니다. 지혜와 자비의 구족이란 심리학적으로는 자기 실현으로 내가 가진 능력을 온전히 완성하여 실현한다는 것입니다. 상담에도 반응, 공감, 격려 등의 지지상담과 통찰상담이 있는 데 이를 비교하면 지지상담은 자비에 바탕하고, 통찰상담은 지혜에 바탕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심리학에서 통찰은 전체적 사고를 가지는 것인데, 관념적 통찰, 정서적 통찰을 너머 행동적 통찰에 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합니다. 행동적 통찰은 온 몸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 자연적인 실천이 되는 것 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깨닫는다는 것은 한소식 한다는 것을 넘어, 즉 지혜와 자비를 구족한다는 것입니다. 즉, 행동적 통찰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중생에 대한 연민으로 자비심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이타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상담은 상담자, 내담자, 상담관계로 구성됩니다. 상담자는 전문지식과 설득력을 지니고, 연민(자비) 등의 인간적 자질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애매모호한 것을 인내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정한 답이 없이 기다려줄 줄 아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할 때 상담자는 보살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고, 상담행위는 보살행이 됩니다. 인간 중심 치료를 중시한 심리상담가 칼 로저스는 최고의 상담을 아무 것도 안하면서 내담자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라 합니다. 무위법, 이심전심의 선적 정신과 연결됩니다. 

상담자와 내담자간에 라포가 형성되어도 내담자가 자기 속마음을 다 얘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라포(상호 이해와 공감을 통해 형성되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관계와 유대감)가 형성되면 상대방을 살피게 되어 오히려 상대방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얘기를 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담목표를 이루기 위해 맺는 작업동맹이 중요합니다. 즉 동맹관계(상담관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일방적 보호관계가 아닌 쌍방향의 동맹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와 방법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업동맹에서 중요한 것은 구조화 인데, 처음부터 친밀감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목표와 방법을 명확히 하는 구조화가 중요합니다. 러프한 구조화를 통해 시작하고, 상담을 진행하면서 친밀감,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내담자에게 상담자를 더 신뢰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상담자와 내담자간에 목표와 방법도 공유하고, 친밀감도 존재하는데 내담자가 다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정보 차이로 인한 지배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이를 파악하는 상담자의 감수성이 필요하고, 내담자는 이에 대해 저항하고, 이를 깊이 다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강좌를 요약하면 삼귀의를 통해 살펴본 삶의 지향점, 방향, 방법을 상담에 적용하면 상담관계의 목표, 방법, 유대감으로 구체화 할 수 있습니다.  

다음 강좌는 2월 11일 화요일 저녁 7시, SK허브 101동 622호(종로경찰서 옆 건물)

다음 주제는 '사홍서원과 상담목표 정하기' 입니다. 

오셔서 나누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