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사회단체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긴급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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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11-05 18:55 조회1,42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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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5) 오전 11시, 신대승네트워크를 포함하여 55개 시민사회단체는 국방부 정문 앞에서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긴급 기자회견 <3년 교정시설 합숙 복무, 심사기구 국방부 설치, 이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또 다른 처벌입니다>를 개최했다.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정부 실무추진단의 대체복무제안(案)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국방부, 병무청, 법무부 등 주무 부처가 모두 포함된 정부 실무추진단의 안은 이후 입법 과정에서 중요한 준거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정부안이 복무기간은 현역 육군 복무기간 기준 2배인 3년, 복무영역은 교정시설 합숙 복무로 단일화, 심사기구는 국방부 산하 설치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것이 사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또 다른 처벌을 계속하겠다는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의 이러한 대체복무제안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더 이상 처벌하지 말라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만약 이런 식으로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또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과 국제기구의 권고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만여 명을 감옥에 보낸 후에 어렵게 만들어지는 한국의 대체복무제가 이렇게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양심적 병역거부자 당사자 발언을 통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부안의 문제점을 짚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 43명은 ‘정부의 대체복무제안 발표에 즈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징벌적 대체복무제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자회견 이후 참가자들은 국방부에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55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서한’과 ‘정부의 대체복무제안 발표에 즈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 입장문’을 전달했다.
▣ 기자회견 순서
사회 :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발언1 : 임재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국방부 대체복무제 도입 자문위원)
발언2 : 시우 (양심적 병역거부자, 현재 재판 중)
발언3 :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발언4 : 김정대 신부 (예수회)
발언5 :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발언6 : Tom Rainey-Smith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징벌적 대체복무제 반대 퍼포먼스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입장문 낭독 : 오태양 (양심적 병역거부자)
기자회견문 낭독 : 신미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여옥 (전쟁없는세상)
▣ 기자회견문
3년 교정시설 합숙 복무, 심사기구 국방부 설치
이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또 다른 처벌입니다
지난 6월 28일, 대체복무를 포함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대체복무제 도입은 다시금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2019년까지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시급한 현실적 과제가 되었다. 10월 30일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행위가 병역법 88조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함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사법적 논란에 일단락을 지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어떤 대체복무제를 만들 거냐는 문제다.
사법부 최고 기관들의 잇따른 결정과 판결을 보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곳이 있다. 국회와 국방부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대체복무 입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방부와 국회는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이 책임을 회피했다. 물론 노력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국회에서는 매번 대체복무법안이 발의되었고, 국방부는 지난 2007년 대체복무를 골자로 한 사회복무제 도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법안은 매번 자동 폐기되고, 정권이 바뀌면서 대체복무제 실행 계획이 뒤집혀졌고, 병역거부자들은 계속 감옥에 갔다. 해마다 수백 명이 감옥에 가는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국방부는 고장난 라디오 마냥 철지난 핑계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제라도 국가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늦은 만큼 최선의 대체복무제도를 만드는 것이 지난 세월 자신들의 직무유기를 책임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직무유기를 반복하는 쪽으로 가려하고 있다.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국방부가 준비 중인 정부의 대체복무안은 현역 육군 복무기간 기준 2배의 복무기간 36개월, 복무 영역은 교정시설로 단일화, 심사기구는 국방부 산하에 설치를 골자로 하고 있다. 만약 대체복무제가 이런 형태도 도입된다면 이는 굉장히 징벌적인 대체복무가 될 것이다. 특히 3년의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복무의 2배라는 점도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에 미달하고, 절대적인 기간만 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긴 대체복무에 속하는 등 사실상 병역거부자들에게 또 다른 처벌이 될 것이 명확하다.
결과물뿐만 아니라 정부안이 마련되는 과정 또한 문제가 많았다. 국방부의 결정에는 어떠한 합리성도 보이질 않는다. 논리나 근거 역시 없다. 국민감정 때문에 복무기간을 군복무의 2배로 설정했다지만,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여론조사를 보면 오히려 많은 국민이 대체복무 기간으로 1.5배를 지지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역입영대상자의 경우 합숙복무를 한다면 군복무와 동일한 기간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40%였고, 전체의 80%가 1.5배 이하로 복무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복무 영역 설정 또한 대체복무제가 가져올 사회적 효용성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가장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영역으로 교정시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국방부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대체복무제안의 내용을 보면 국방부는 그간의 다양한 논의들과 이로부터 도출된 기준점들을 깡그리 무시했다. 지난 18年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제기해온 시민사회의 의견, 역시나 2005년 첫 권고를 한 뒤 꾸준히 대체복무의 기준을 제시해온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118건의 무죄판결이 가져온 사회적 논의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자신들이 꾸린 자문위원단의 논의까지. 그 결과가 국방부 자신들이 2007년에 발표한 내용보다 오히려 후퇴한 징벌적인 형태로 대체복무제안이다.
국방부는 당장 징벌적 대체복무제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 지난 세월 동안 많은 게 바뀌었다. 국방부가 앵무새처럼 반복하던 핑계거리들도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남북관계는 비약적으로 개선되어 판문점에서 군인들이 총기를 소지하지 않을 정도에 이르렀다. 국민의 인식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병역거부 찬성 의견이 꾸준히 증가했고,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의식도 지난 촛불집회를 거치며 크게 성숙되었다. 모든 상황이 국방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데, 국방부만 혼자 과거로 걸어가고 있다. 지금 정도의 안을 내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2018年이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서 양심의 자유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포용국가를 말하며 누구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기 때문이다. 명백하게 차별적이고 징벌적인 대체복무제를 만드는 것은 결국 병역거부자들을 또 다른 처벌로 내모는 일이며,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는 일이며, 이렇게 도입된 대체복무제는 결국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사회단체, 종교인, 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다음의 사항을 국방부에 강력하게 요구한다.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즉각 수정하라!
헌재 결정과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 도입하라!
2018年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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