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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비상행동 논평] ‘친원전 아전인수’로 점철된 인수위의 기후 정책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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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4-12 18:59 조회4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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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친원전 아전인수"로 점철된 인수위의 기후 정책을 철회하라

오늘 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방향에 관한 브리핑"을 가졌다. 인수위는 탄소중립 목표는 이어가겠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대대적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실패는, 과잉과 팽창의 욕망으로 말미암아 도래한 기후위기 시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DP 중심의 경제성장중심주의로부터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인수위는 오히려 이러한 실패를 답습할 우려가 더 큰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여러 데이터를 아전인수로 해석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더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

우선 인수위가 지적한 원전 발전량 비중의 감소로 2017~201 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아졌고, 원전 비중이 증가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은 대단히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가령 동 기간 신규 석탄발전소의 가동으로 인한 배출량 증가, 철강제품의 생산량 증가로 인한 철강업종의 배출량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

2019~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소 또한 원전 비중의 증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동기간 온실가스 배출 추이의 변화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도입과 코로나로 인한 산업계 위축 등 종합적 요인이 작동한 결과다. 또한 오히려 이 기간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수송부문 배출량은 상승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수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인수위의 온실가스 배출 추이에 대한 분석이 "원전 확대"라는 구호에만 매몰되어 있느라 얼마나 1차원적인지 드러난다.

전기요금과 민생 압박요인에 대한 입장도 종합적이고 적확한 분석보다는 여론을 호도하는 구호로 가득하다. 한전의 적자누적과 전기요금 이슈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비롯해 오히려 지나치게 전력 소비 비용은 싸고,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에게는 유리한 요금체계에 대한 종합적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수위는 2019년 이후 원전 비중이 상승해왔음을 알면서도 한전 적자 누적이 원전 비중의 축소 탓이라는 모순된 지적만 거듭하고 있다. 더구나 원전 정비로 인한 가동 정지나 노후 원전의 폐쇄 등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책 마저 불필요한 비용으로 규정하는 위험한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전 사회적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데 전 세계가 동의하고 있고 이는 곧, GDP 중심의 경제성장 중심주의에 조종이 울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DP 감소 전망만을 인용하며 민생 부담을 호소하는 인수위의 현실 인식은 참담한 수준이다. 오히려 기후위기 시대에 발생할 사회적 비용과 그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약자들의 소외를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재정 투입과 사회 안전망 확충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인수위가 정책방향을 브리핑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막상 제시한 정책 방향이 빈약하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직성 전원인 원전과 유연성 전원인 재생에너지의 조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져 왔는데, 인수위는 구체적 대안없이 두 전원의 조화를 언급하고, 심지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등에 원전을 포함시켜 녹색 금융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전의 경제성을 강조해 왔으면서도 무리하게 녹색 금융을 조달해야 할 까닭조차 밝히지 않았다.

끝으로 인수위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산업부문의 감축이다. 전력·열 생산 부문만큼이나 많은 온실가스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부문 감축에 대해 인수위를 비롯한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회의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번 인수위 브리핑에서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할만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세제보완이나 녹색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같은 인센티브 제도만 나열했다. 이는 인수위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밝힌 "그린 워싱"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공산이 크다.

인수위가 진정으로 차기 "정부"의 역할을 구상하고자 한다면 원전에만 매달리는 정쟁의 매몰로부터 빠져나와 기후 정책을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를 핑계로 국민들의 안전에 또다른 위기를 불러오는 핵발전을 확대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인수위는 기후위기를 일으킨 원인은 탈원전 정책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성장주의 그 자체에 내재된 모순임을 인식해야 한다. 탄소예산과 기후정의에 입각한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감축 계획이 필요하다.

 2022년 4월 12일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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